과민성 대장 증후군(ibs)은 특별한 원인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만성적인 복통과 설사, 변비 등의 배변 장애가 나타나는 질환을 말한다. 장운동이 지나치게 활발해지면 급하게 화장실을 찾는 경우가 많은데, 환자의 생명을 위협하지는 않지만 환자의 일상생활에는 큰 불편을 주는 질환이다.과민성 대장 증후군이 발병한 후에는 규칙적인 생활과 적당한 운동, 건강한 식습관 등으로 관리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에는 이러한 생활 습관을 평상시에 유지하는 것만으로도 과민성 대장 증후군이 발병하는 것을 예방하는 효과까지 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생활 습관만 지켜도 과민성 대장 증후군 예방할 수 있어홍콩 중문 대학 중국의학원(the chinese university of hong kong)의 호파이파이(ho fai fai) 교수 연구팀이 국제 학술지 ‘장(gut)’에 최근 발표한 논문에 의하면 흡연, 수면, 운동 등 생활 습관을 통해 과민성 대장 증후군의 발병 위험성을 낮출 수 있다는 것이 확인됐다. 연구는 영국 바이오뱅크(uk biobank)에 2006년부터 2010년 사이 등록된 37~73세 사이의 성인 6만 4,268명의 자료를 평균 12.6년간 추적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들은 2006∼2010년 사이에는 과민성 대장 증후군이 없었지만 이후 2022년까지 추적 기간을 거치는 동안 전체의 1.5%가 과민성 대장 증후군 진단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들의 기본적인 건강 상태와 생활 습관에 관한 설문조사, 신체검사, 혈액검사 자료를 근거로 생활 습관과 과민성 대장 증후군 사이에 연관성이 있는지 분석했다. 그 결과 △금연 △적정 수면 △고강도 운동 △건강한 식습관 △적당한 음주 등 5가지의 생활 습관이 과민성 대장 증후군 위험을 낮추는 효과를 보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들 5가지 생활 습관 중 한 가지라도 가지고 있는 그룹은 과민성 대장 증후군 발생률이 21% 낮았으며 2가지가 해당하는 그룹은 36%, 3~5가지가 해당하는 그룹은 42% 낮은 것으로 확인됐다. 건강한 생활 습관을 많이 가질수록 과민성 대장 증후군에 걸릴 위험도 낮아지는 효과를 보인 것이다. 특히 이들의 나이와 성별, 기저질환, 가족력 등의 요인을 모두 고려해도 발병률은 계속해서 낮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적정 수면 시간을 지키는 경우에 과민성 대장 증후군 위험이 27% 감소하면서 가장 좋은 효과를 보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외에 적절한 운동과 금연을 했을 시 각각 17%, 14% 감소 효과를 보였고, 건전한 식습관과 적당한 음주는 각각 11%씩 발병 위험 감소 효과를 보인 것으로 드러났다. 연구진은 “이러한 생활 습관은 주로 과민성 대장 증후군이 발병한 이후 관리하기 위한 방법으로 강조됐다”며 “이번 연구는 건강한 생활 습관을 평상시에도 꾸준히 유지하면 과민성 대장 증후군을 일차적으로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음을 보여 준다”고 밝혔다.
‘장 트러블’ 막는 5가지 생활 습관, 각각의 효과는연구에서 지목된 5가지 생활 습관인 △금연 △적정 수면 △고강도 운동 △건강한 식습관 △적당한 음주는 과민성 대장 증후군을 예방, 관리할 뿐 아니라 평상시 장 건강을 유지하는 데에도 도움이 되는 생활 습관이다. 각각의 습관이 어떻게 장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보자.
1. 금연흡연은 발암물질과 연기를 몸속으로 빨아들이면서 장내 세균총의 균형을 무너뜨리는 원인이 된다. 또 흡연은 장에 염증과 궤양을 유발하는 직접적인 원인이 될 수 있다. 5갑 이상 흡연 경험이 있는 경우 비흡연자에 비해 궤양성대장염 위험이 1.83배 높아졌다는 서울대병원의 연구 결과도 있다.
2. 절주 및 금주알코올은 장 점막의 융모를 자극하는 역할을 한다. 융모는 음식물의 수분과 영양소를 흡수하는 역할을 하는데, 과도한 음주로 인해 음식물의 장내 흡수율이 낮아지면 설사와 복통이 찾아올 수 있다. 또 독한 알코올이 위와 대장의 점막을 손상시켜 염증을 유발할 수 있다. 최선의 방법은 금주하는 것이지만, 단번에 술을 끊어내는 것이 어렵다면 음주 횟수와 양을 조절하면서 절주하는 것이 권장된다.
3. 수면 시간 유지수면 시간이 부족하면 장내 세균이 균형을 잃고 장 점막의 면역세포들이 제대로 활성화되지 못해 정상적인 소화 활동이 어려워질 수 있다. 한국학교보건학회지에 발표된 국내 연구에 따르면 수면 시간이 짧을수록 과민성 대장 증후군 발생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는 결과도 있다. 반대로 수면 시간이 1분씩 길어질수록 과민성 대장 증후군 발생 위험은 0.99배씩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4. 식습관채소나 콩류, 견과류 등 식이섬유가 풍부한 음식을 자주 먹으면 변비를 예방하고 장을 튼튼하게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이외에 항산화 효과가 탁월한 폴리페놀이 풍부한 과일과 커피, 차, 적포도주 등의 식품을 섭취하면 장내 유익균이 증가하는 효과를 볼 수 있다. 장내 염증을 유발할 수 있는 인스턴트 식품이나 초가공 식품 등은 되도록 먹지 않는 것이 좋다.
5. 운동가벼운 걷기나 달리기 등의 유산소 운동을 하루에 30분씩, 일주일에 150분 이상 꾸준히 해 주면 장의 연동 운동에 도움이 된다. 또 굽은 자세를 펴 주는 요가나 스트레칭 등의 운동도 권장된다. 구부정한 허리와 말린 어깨 등의 잘못된 자세로 인해 내부 장기가 차지할 공간이 좁아지면 소화불량이 찾아올 수 있기 때문이다. 이때 자세를 구부정한 자세를 교정하고 혈액 순환을 개선하는 운동을 해 주면 장 건강을 개선하는 효과를 볼 수 있다.